2021. 11. 13.
소로 小路
고백컨대, 나는 이것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릅니다. 왜 자꾸 외치는 소리가 안으로부터 울려오는지, 내가 왜 그토록 선명하게 당신을 안다고 느끼는지 모릅니다. 내가 선 지점이 인생의 길 전체에서 어느 정도 능선에 닿았는지 모릅니다.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. 당신이 아직 거기 있는지 모릅니다. 다시 일어서서 앞을 보자고, 할 수만 있다면 몸 던지듯 다시 가자고. 나와 당신을 동시에 일으키려 쓰고 불러온 그런 노래들이 아직도 내 건반 위에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. 그러나 지금과 같이 막막한 시대에 안개처럼 드리워진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서는 어쩌면 그런 부탁조차도 너무 가혹한 것일지 모른다. 바로 그 생각에 가닿았을 때, 나는 작업하던 앨범을 꺾었습니다. 그리고 이 노래들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어요. 그..